국가대표

2009. 8. 29. 22:15사소한 이야기들/영화

국가대표

 

해운대를 보고 국가대표를 보았는데..

난.국가대표가 더 좋았음

나도 스키를 타고싶다..올 겨울 꼭 배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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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봉의 영화이야기



[국가대표]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100% 쌈마이 영화라고 생각했다. 영화의 제목은 영화의 얼굴이다. 외형적으로 큰 의미가 들어 있는 [국가대표]라는 제목은 오히려 영화에 대한 믿음을 잃게 만든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에는 정말 한국영화의 기초가 튼튼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서사구조의 치밀한 얼개나 완급을 조절해가며 관객들을 웃겼다 울렸다 감정선을 휘어잡고 드라이브하는 연출의 뛰어난 솜씨는 헐리우드의 웰메이드 영화에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 [미녀는 괴로워]의 김용화 감독은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다.


1996년, 무주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인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급조된다. 그 이전까지 국내에는 스키점프라는게 없었다. 국가대표 스키점프 코치로 임명된 사람은 어린이 스키교실 강사였던 방종삼(성동일). 그는 여기저기서 선수를 끌어모은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전 주니어 알파인스키 미국 국가대표였던 입양아 출신 밥(하정우). 그는 친어머니를 찾기 위해 한국에 왔다가 방송에 출연한다. 방코치는 밥에게 접근해서 친엄마를 찾게 해주겠다며 한국 스키점프 국가대표를 제의한다. 또 여자를 밝히고 약물에 절어 사는 나이트클럽 웨이터 출신 흥철(김동욱), 아버지가 경영하는 고깃집에서 숯불만 피며 살아온 마재복(최재환), 소년 가장 칠구(김지석)과 그의 동생 봉구(이재응). 이렇게 5명으로 스키점프 한국 국가대표 팀이 구성된다.


[국가대표]는 오합지졸 선수들이 국가대표라는 이름으로 모이게 되는 과정과, 공사장 점프대 등에서 제대로 된 보호장구도 없이 오토바이용 헬멧을 쓰고 연습하는 스키점프의 연습과정, 그리고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참여해서 한국 동계스포츠 사상 최초로 스키점프 종목에 출전하는 과정 등으로 전개된다. 물론 마지막 나가노 동계올림픽 장면이 하이라이트이기는 하지만 [국가대표]는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도 재미있게 다루어져 있다. 영화의 도입부가, 다섯 명으로 구성된 국가대표 선수들의 서로 상이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데 치중해 있다면, 가운데 들어 있는 연습장면은, 스키점프팀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들러리로 생각하는 유치위원회와의 갈등을 부각시키고 멤버들간의 갈등을 심화시켜가는 과정에서 긴장을 이완시키고 웃음의 코드로 재미를 준다.


특히 재복이네 고깃집 앞 마당에서의 지상 훈련을 시작으로, 공중곡예처럼 보이는 활강연습 장면은 나무 꼭대기에 줄로 매달고 실시한다. 정말 저렇게 원시적인 방법으로 연습했을까 의심이 드는 것은 시속 90km로 달리는 승합차 위에서 스키 점프 자세로 고정되어 달리는 장면이다.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라는 자막이 붙어있어야 할 것처럼 생각되는 이 위험천만한 질주는, 실제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했던 연습이라고 한다. 놀이공원 후룸 라이드를 점프대로 개조해 목숨 걸고 뛰어내리는 등 점차 연습이 무르익어가면서 어설픈 선수들의 자세도 안정적으로 변모하기 시작한다.


드디어 돈도, 항공권도 잃어버렸다가 천신만고 끝에 오버스트도르프 월드컵에 참여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외국선수들의 비웃음과 무시에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려고 하지만, 술집에서의 우발적인 난동사건으로 출전정지의 징계를 받는다. 하지만 폭설로 잔여경기가 취소되면서 참가한 13팀 모두 동계올림픽 출전 자격을 받게 된다. 선수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드디어 올림픽 진출의 꿈을 이룬 감격에 겨워하지만, 차기 동계올림픽 선정지 발표에서 무주는 고배를 마시고, 이에 따라 무주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는 해산되며 스키점프 국가대표팀도 해체의 위기를 맞게 된다.


[국가대표]에는 밥 역을 맡은 하정우 이외에는 지명도 있는 배우가 없지만, 잘 짜여진 각본과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구성해 가면서 의외의 재미를 주는 김용화 감독의 연출력이 조화를 이루며 마지막 나가노 동계올림픽 경기 장면에 몰입하게 만든다. [오 부라더스]에서도 상이한 캐릭터의 충돌로 재미와 감동을 주었던 김용화 감독은 성형을 소재로 한 [미녀는 괴로워]에서도 이야기의 균형감각을 탁월하게 지켜가면서 사회적 매시지와 대중적 재미를 주는데 성공한 바 있다. [국가대표]에서도 각각 인간적 상처가 있는 인물들이 모여서 만드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연출하고 있다.


스키점프의 활강장면은 실제 국가대표 선수들이 출연해서 촬영을 했고 CG로 배우들의 얼굴을 작업한 것이다. 시속 100km로 활강할 때의 선수들의 속도와 비슷하게 와이어에 카메라를 매달아 허공으로 낙하시킴으로써 촬영한 멋진 장면이 눈길을 끈다.


현재 대한민국 스키점프 부문에 등록된 선수는 전부 7명. 그중에서 국가대표 스키점프 선수는 4명. 이중 2명만 실업팀 소속이고 다른 2명은 개인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2003 타르비시오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 2003 아오모리 동계 아시아경기대회 단체전 금메달, 2007 토리노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은메달에 이어 2009 하얼빈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스키점프의 세계적인 위상을 키워가고 있다.

 





 

 

 

 

원본보기; http://cafe.daum.net/moviehun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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