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29. 22:05ㆍpharm/당뇨
강남성모병원 약제과 홍경란 약사
당뇨병의 합병증을 모르고, 운동으로만 조절하려던 환자
<복약상담 배경>
58세, 53kg, 158cm의 남자 최OO 씨는, 당뇨 가족력이 있고 15년 전부터 당뇨를 앓아왔으며 경구약만으로 조절해오다가 3일전 운동 중 오른쪽 5번째 발가락에 입은 상처가 악화되어 위해 입원하였다. 입원당시 환부는 당뇨로 인한 족부괴저 상태였고, 부종과 발적이 동반되어 있었다. 상담약사가 병실에서 입원중인 환자를 만나 복약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발가락은 치료를 위해 절단한 상태였다.
<임상병리검사 결과>
혈압은 130/80으로 정상이었고, Blood Glucose는 공복 시(fasting) 234, 식후 2시간(post) 313mg/dL, 당화혈색소(HbA1C) 8.2%로 혈당조절이 잘 안되고 있는 상태였으며, 혈중지질 관련 수치는 TC 150mg/dL, TG 95mg/dL, HDL 39mg/dL, LDL 84로 정상이었고, 신장, 간장 관련 수치도 정상이었다. 요 중 glucose는 931로 높았으며, protein 1.008g/day로 단백뇨가 있었다.
<복용약물>
주사제 |
Insulatard HM + Velosulin HM ampicillin+sulbactam' 4.5g #3 astromicin 400mg #2 + NaCl 0.9% |
경구약 |
beraprost 60mcg #3 thioctic acid 600mg #1 candesartan 8mg #1 simvastatin 20mg qd (저녁) |
외래에서 |
gliclazid 160mg #2 acarbose 300mg #3 beraprost 60mcg #3 thioctic acid 600mg #1 simvastatin 20mg qd (저녁) amitriptyline 10mg hs |
<상담내용>
【약사】안녕하세요? 약사 OOO입니다. 드시고 있는 약에 대하여 설명을 좀 드릴까 하는데 시간이 괜찮으신지요?
【환자】(발을 붕대로 감고 있었고, 약사의 방문에 호의적으로 맞아주며) 그러세요.
【약사】이번에 입원하셔서 발가락 절단술을 받으셨는데 많이 상심 되셨겠어요.
【환자】(고개를 끄덕이며, 착잡한 표정으로) 당뇨병의 합병증이 무서운 것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결국 이렇게 발가락을 자르게 되네요.
【약사】많이 걱정하셨겠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 더욱 관리를 잘하셔서 이런 일이 반복되거나 다른 종류의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혹시 어떤 합병증이 생기게 되는지 알고 계신지요?
【환자】눈하고 발 그 외에는 잘 몰라요.
【약사】신경합병증으로 손·발의 감각이상이나 저림증으로 고생하게 되고, 우리 몸에서 너무나 중요한 심장, 콩팥 그리고 뇌까지 합병증이 생겨 복용할 약이 더욱 많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여러 안 좋은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큰 장애가 생기게 되며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지경이 될 수도 있습니다.(환자, 진지한 표정을 보이며 들음)
최OO님은 입원하기 전에도 계속 약을 드셔 오셨는데 드시면서 혹시 어려움이나 궁금한 것은 없으셨는지요? 지속적으로 약을 드시는 것이 쉽지 않은 문제이셨을 텐데요.
환자】운동으로 치료되면 약은 굳이 안 먹어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약은 하루에 2번을 먹어야 한다면 한번만 먹고 운동을 열심히 했죠. 약이 위장에 안 좋지 않나요?
【약사】그러셨군요…. 당뇨병 치료는 아주 초기에 발견한 경우 식사나 운동만으로 조절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환자분처럼 합병증이 발생했던 분들은 약물치료를 반드시 철저히 하여야만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약을 드시고 위장이 안 좋았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환자】그렇진 않은데 약이 많으니까 걱정이 돼서 당뇨약 2가지 중에 한가지만 골라 먹었어요. 왜 두 가지나 먹어야 되죠?
【약사】식전에 드시던 '디아미크롱'이라는 흰색 당뇨약은 부족한 인슐린을 잘 나오게 해주고, 식사 도중에 드시던 '글루코바이'라는 약은 음식 중의 당분이 우리 몸에 빨리 스며들지 못하도록 하여 식후 혈당을 잡아주는 약입니다. 서로 작용하는 원리가 달라서 함께 복용하면 효과를 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습니다. 위장에 대한 부작용은 거의 없으므로 약의 효과를 생각하셔서 복용을 잘 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약을 골라 드셨나요?
【환자】밥먹으면서 먹는 약은 안 먹었어요. 그런데, 여기서는 인슐린을 사용하고 있는데 예전처럼 먹는 약으로는 안되나요?
【약사】인슐린을 맞기가 어려우시지만 지시대로 잘 맞으셔서 혈당이 좋아지면 다시 경구약으로 바뀌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어떤 경우에는 인슐린 치료가 지속적으로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환자분이 어떤 경우에 속하는지는 의사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당뇨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저혈당에 대하여 알고 있어야 하는데 혹시 저혈당 경험은 있으십니까? 혈당이 원하는 수치보다 너무 낮아져 어지럽고 기운이 없고 몸이 떨리며 식은땀 등이 생길 수 있는데 그냥 방치할 경우 의식을 잃는 등 매우 위험한 상태가 됩니다.
【환자】아니요. 전혀 없었는데요.
【약사】저혈당이 나타날 경우를 대비하여 대처법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방금 말씀드린 증상이 있을 경우 사이다, 콜라, 주스 같은 음료수 반 컵 또는 사탕 3~4개, 초콜릿 3조각, 꿀 1숟가락 중에서 한 종류를 먹고 15분 정도 기다려 저혈당 증세가 가시길 기다립니다. 한번에 많은 당분을 섭취하면 오히려 고혈당으로 고생하게 되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중략)~
【약사】한꺼번에 많은 이야기를 드린 것 같습니다. 퇴원하실 때 다시 한번 약에 대하여 설명 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환자】고맙습니다.
<복약상담 포인트>
많은 만성질환이 그러하듯 당뇨병도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하다가 결국 합병증으로 고생하게 된다. 최근에는 매스컴 등에서 당뇨에 대한 홍보를 많이 하여 많이 나아지고 있으나, 왜 당뇨를 치료해야 하는지, 혈당조절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치료를 받다가 괜찮은 것 같아서 중도에 중단한다든지, 민간요법에 의지하거나,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치료를 하고 가급적 약물치료는 피하려 하는 경우가 흔치 않게 발생한다. 약물에 대한 개개 설명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환자의 질환에 대한 인식정도와 복약순응도를 알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당뇨 복약상담은 반드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저혈당 대처, 자가 혈당관리에 대한 강조도 곁들여야 한다. 약사의 복약상담이 단지 처방해준 약만 잘 복용하도록 하는데서 끝나지 않고 궁극적으로 질병관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 총체적인 관심을 가져주어야 환자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환자가 처음부터 당뇨로 인한 합병증의 위험성, 항당뇨병제의 복용의 중요성, 당뇨관리에 대하여 잘 알고 복용하였다면 약을 본인이 마음대로 선택하여 먹거나 운동에만 의지하려는 실수는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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