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복약지도(2)

2007. 9. 29. 22:10pharm/당뇨

앞의 것이 다 지워지는지 알았던(?) 당뇨환자 상담 사례

강남성모병원 약제팀 홍경란

복약상담 배경

제 2형 당뇨병을 30년간 앓아왔으며 10년째 인슐린으로 혈당조절 해 온 65세 남자 최 OO 씨는 혈당조절을 잘 해오다가 최근 1~2개월간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식습관으로 혈당조절이 안되어 처음 입원하였다. 총 10일간 혈당조절 받다가 퇴원하면서 약사를 만나게 되었다. 과거력상 협심증으로 관상동맥중재술 받은 경험이 있으며, 안과 망막 치료, 지방간으로 약물 복용 중이다. 약국에서 볼 수 있는 전산자료에는 1998년도부터의 약력자료가 있었으며, 규칙적으로 내원하여 약을 타간 것을 알 수 있었다.

임상병리검사 결과

입원시 혈압은 130/80이었으며, HbA1C는 8.8%(4개월전 HbA1C는 6.8%) , 공복시 혈당은 230mg/dl, 식후 2시간 혈당은 350mg/dl이었다. 요검사상 glucose가 ++++로 나타났으나, 단백뇨는 보이지 않았다.

AST/ALT는 38/40이었고, 총콜레스테롤176mg/dl, 중성지방259, HDL 36mg/dl LDL 103mg/dl이었고, 혈장 크레아티닌 및 다른 수치들은 정상이었다.

복용약물

경구약
30일분

Acarbose    300mg #3
Metformin    1000mg#2
Rosuvastain    10mg#1
Diethylamine chromocarb    400mg#2
Pentoxifylline    800mg#2
Arginine,thiazolidine    1200mg #3

주사제
간호사가 투약함)

Humulin N    1병(38단위씩, ac am)
Humalog    1병(20단위씩, ac am)

 

상담내용

상담약사는 환자의 자세한 상태를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환자를 만나게 되었다(실제 상담상황이 환자정보를 파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더 많음). 그러나, 평소 당뇨환자는 상담에 신경을 쓰고 있었으므로 환자의 당뇨관리가 어떠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약사】안녕하세요? 약사 OOO입니다. 퇴원약에 대하여 설명드리러 왔습니다.(체격이 비교적 크고 머리는 희나 커뮤니케니션 능력이 좋아 보였으며 호의적으로 맞이해 주었음)

【환자】(관심있는듯이) 그러세요.

 

【약사】퇴원약에는 당뇨약과 간장약, 혈액순환제 등이 있는데 당뇨약을 드신지는 얼마나 오래 되셨는지요?

【환자】한 30년은 됐어요.

 

【약사】네에, 퍽 오래 되셨네요. (약내용물을 보이며) 그럼 지금 제가 드리는 이 약도 익숙하신 약이겠어요.

【환자】(약을 보며)네, 다 먹던 약이네요. 다 알아요.

 

【약사】(환자의 "다, 알아요"란 말을 확인하고자 하였음) 네~, 그러면 혹시 이 당뇨약 2가지의 약이름이나 어떻게 당조절에 도움을 주는지 알고 계신가요?

【환자】그런거야 모르지, 그냥 당뇨약이라는 것 밖에는.

 

【약사】이 약은 글루코바이라는 약인데, 음식 중의 당분(포도당)이 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막아 줍니다. 그래서 식사를 하면서 드시는 것이 가장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크고 동그란 약은 다이아벡스라는 약인데, 당분이 불필요하게 몸에서 더 만들어지는 것을 막아주고 인슐린이 잘 작용하도록 도와줍니다. 약에는 'DW 500'이라는 글씨가 있는데 같은 약이라도 용량이 여러가지이므로 이것도 잘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500은 500mg짜리를 뜻합니다. 오랫동안 약을 드시다보면 간혹 잊을 때도 있을텐데 약을 잘 드셨는지요?(순응도 파악)

【환자】이 작은 알약(글루코바이)은 점심약은 영 먹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지금도 많이 남아있어요.

 

【약사】아무래도 점심이 잘 기억나지 않는 시간이긴 하지만, 점심식사 때도 당을 낮추기 위해서는 이약과 함께 식사를 하셔야 합니다. 평소 외출하실 때라도 잊지않고 약을 드실수 있도록 소지하고 다니시는 것이 좋습니다. 외식을 하시더라도 드실 수 있게요. 그리고 밥한술을 드시고 약을 드시는 것이 제일 좋으나 혹시 잊었으면 식후 즉시라도 드십시오.

【환자】(고개를 끄덕이며) 밖에서 활동하면서 약을 먹는 일이 꽤 어려운데 가지고 다니질 못했어요. 알겠습니다.

 

【약사】오늘은 혈당이 얼마나 나오셨나요?

【환자】오늘 아침 식전에는 123이었어요.

 

【약사】아주 잘 나왔네요. 그럼 입원 전에는 어느 정도나 되셨는지요?

【환자】식전에는 180-200 정도, 식후에는 300이 넘었었지요. 요즘 제가 신경을 잘 못썼어요. 그런데 조절되면 앞의 것은 다 지워지는 것 아니예요?

【약사】(언뜻 무슨 말인지 감이 잘 안 잡혔으나, 이내 지금 혈당이 정상적으로 조절되었으니까 앞서 안 좋았던 혈당은 건강에 별 문제를 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판단되었음. 아! 환자의 깊은 생각!) 아,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물론 다시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하지만, 대학시험 보는 고 3학생이 마지막에 보는 학력고사도 중요하지만 내신성적도 무척 중요합니다.

【환자】(크게 웃으며) 하하하, 알겠어요. 그러니까 평소 당조절이 중요하다는 거지요. 그렇지, 내신성적이 좋아야 좋은 대학에 가지. 그래, 내신이 중요하다.(곰씹으시는 모습)

 

【약사】 당뇨병이 무섭다는 말은 바로 합병증 때문인데, 혈당조절이 지속적으로 잘 되어야 합병증이 덜 생기게 됩니다. 합병증까지 온 상태가 된다면 잘 조절해도 앞의 것은 절대 지워지지 않는 것이지요.(환자의 인식을 바꾸어주려고 노력함)

입원 전에 어떤 문제로 혈당조절이 어려우셨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잘 조절 되시길 바랍니다. 혈당조절에는 운동이나 식이요법도 매우 중요한데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조절은 겸하고 계십니까?

【환자】예전에는 신경썼는데 요즘은 운동도 못하고 식사도 엉망이었어요. 신경 안쓰고 다 사먹었지요.(매우 어렵다는 표정)

 

【약사】많은 분들이 조절이 잘되는 것 같으면 조금씩 소홀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합병증이 더 생기지 않도록 약물 조절과 함께 식사나, 운동도 계획적으로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인슐린 치료받는 도중 혹시 저혈당 경험은 하지 않으셨나요?

【환자】몇 번 있었죠. 오히려 고혈당이 나아요.

 

【약사】(고혈당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문제이므로 저혈당에 대한 이야기를 더 나눔)저혈당으로 심하게 고생하신 적이 있으신가봐요.

~~ 중략 : 저혈당 증상이 심하게 올 때는 쵸코렛도 거의 한 개를 다 드시는 정도로 단 것을 너무 많이 드시고 계셨음. 저혈당에 대한 대처 다시 알려드림, 다른 약물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눈 후 상담을 마무리함 ~~

【약사】오늘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환자】(밝은 표정으로) 좋은 설명, 좋았습니다!

【약사, 환자】(서로 웃으며 인사를 나눔)

복약상담 포인트

환자들과의 깊은 상담은 약사에게 항상 배움의 기쁨을 가져다 준다. 이 환자는 상담약사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었다. '잘 조절되면 앞의 것은 다 지워진다'는 생각, 비단 당뇨환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 뭔가 조절이 필요한 많은 만성 질환자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는 이런 생각을 종종 해 보지 않을까? 처음 환자가 약을 먹을 때 실시하는 복약상담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나게 한다. 처음 약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이렇게 이야기 하자. "앞으로 끈기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조절을 잘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절이 잘 된다고 생각하여 소홀히 하여서 건강이 안 좋아지면 그 때 후회해도 늦은 일이 됩니다. 평소 내 몸에 저축한다 생각하시고 규칙적인 진료와 약복용을 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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