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 26. 13:12ㆍpharm/의학
치매는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게 되며 원인 질환별로 치료 방법이나 예후가 현저한 차이를 보이므로, 치료에 앞서 정확한 원인 진단이 내려져야 합니다. 결핍성 질환, 대사성 및 중독성 질환 등 치료 가능한 원인에 의한 치매의 경우라면 해당 원인 질환을 조기에 적절히 치료함으로써 치매도 함께 치료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매 원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알쯔하이머병의 경우에는 질병의 경과 자체를 차단하거나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는 치료제는 현재까지 개발되어 있지 못한 상태이므로 완치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러나, 완치는 힘들다고 하더라도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는 각종 약물치료, 정서적 지지, 환경 조절 및 행동적 접근, 가족 교육 등의 비약물적 치료 등을 통해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나 간병하는 가족의 고통과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알쯔하이머병과는 달리 혈관성 치매의 경우 증세가 심하지 않은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할 경우 상당한 정도로 진행을 차단하는 것이 가능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시간 경과에 따라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혈관성 치매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지고 있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흡연, 심장병 등을 미리 잘 조절할 경우 예방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 약물 치료 (알쯔하이머병을 중심으로)
(1) 인지기능 항진제 (cognitive enhancer)
① 콜린성제제
콜린 분해효소 억제제(choline esterase inhibitor) 계통의 약물들은 알쯔하이머병으로 저하된 시냅스 간극(synaptic cleft)의 콜린 농도를 증가시켜 환자의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 계통의 약물들은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으나 그 경과를 약 6개월에서 2년 정도 늦출 수 있으며 효과는 병의 초기와 중기에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FDA가 알쯔하이머병의 치료제로 인정한 약물로는 Tacrine (Cognex), Donepezil (Aricept), Rivastigmine (Exelon), Galantamine (Reminyl) 등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개발된 Tacrine (Cognex)은 반감기가 짧아 하루에 네 번 복용해야 하고 간독성을 일으키는 것이 보고되어 현재는 거의 쓰지 않고 Donepezil (Aricept), Rivastigmine (Exelon), Galantamine (Reminyl) 등은 간독성, 심한 천식 등 심각한 부작용이 드물어 비교적 안심하고 쓸 수 있으며 이들간의 인지기능 개선효과는 대체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최근에는 이들 콜린성 제재는 초기 혹은 중기 알쯔하이머병 뿐만 아니라 중증 알쯔하이머병 및 혈관성치매에도 효과가 있다는 보고들이 늘고 있습니다.
② 항산화제
산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 산소 라디칼이 알쯔하이머병의 발병 기전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를 억제할 수 있는 항산화제에 대한 연구가 많이 시행되었습니다. 항산화제에 속하는 비타민 E (고용량)와 Selegiline이 알쯔하이머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이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밝혀져 현재 이들 약물이 임상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③ NMDA 수용체 길항제 (NMDA receptor antagonist)
글루타메이트(glutamate)가 작용하는 NMDA 수용체가 알쯔하이머병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는 것을 막아 뇌의 학습 및 기억능력을 증진하고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종류의 약으로는 현재 Memantine(Ebixa)이 유럽과 미국 연구에서 중증 알쯔하이머병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이 약물은 국내에서도 2004년부터 사용하고 있습니다.
④ 기타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약물들
이 밖에도 소염제, 에스트로겐 등의 호르몬제제, 신경펩타이드 등 여러 가지 약제들이 일부 연구에서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으나 부작용이 심하거나 일관된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못해 현재 임상에서는 별로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2) 정신행동문제에 대한 약물치료
90%의 환자가 병의 경과 중 우울증, 환각, 망상, 초조 등 다양한 행동증상을 보입니다. 이러한 정신행동증상들은 치매 케어제공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을 높여 주기 때문에 최근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행동증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변 환경이나 신체질환과 같은 이상행동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찾아 교정합니다. 이와 함께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습니다. 약물 치료는 환자가 보이는 증상에 따라 아래와 같은 종류의 약물을 사용하며 증상이 조절되면 일정기간 유지 후 약물을 끊는 것이 원칙입니다.
① 항정신병 약물 (Antipsychotic drugs)
항정신병 약물은 망상, 환각 등 정신이상 증세 및 착란증세, 초조행동, 공격적 행동 등에 효과를 보입니다. 과거에 널리 사용되던 Haloperidol과 같은 전형 항정신병약물에 비해 최근 개발된 비전형 항정신병약물들은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효과는 전형항정신병약물과 별 차이가 없어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비전형 항정신병약물로는 Risperidon, Olanzapine, Quetiapine(Seroquel) 등이 있습니다.
② 항우울제 (Antidepressants)
항우울제는 치매환자에게 나타나는 우울증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며, 그 외에도 불안, 초조행동, 수면장애 등에도 효과적입니다. 과거에 사용하던 TCA계통의 약물은 구갈, 어지럼증, 과도한 졸림 등 부작용이 많았으나 최근 사용하고 있는 선택적 세로토닌 길항제(Selective Serotonin Receptor Antagonist) 계통의 약물은 이러한 부작용이 적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③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Benzodiazepines)
일반인들에게 신경안정제로 알려져 있는 약물로, 불안, 비공격성 초조행동, 수면장애 등을 동반하는 치매환자에게 사용됩니다.
④ 항경련제 (Anticonvulsants)
초조행동, 충동적 또는 공격적 행동, 기분의 기복이 심한 경우에 carbamazepine, valproate 등의 항경련제가 사용되는데, 드물지만 간독성이나 백혈구감소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혈액검사가 필요합니다.
⑤ 기타 약물들
그 밖에도 불안에 대한 치료제로 사용되는 buspirone, 초조 및 공격적 행동에 사용되는 propranolol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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