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4. 15:53ㆍpharm/데일리팜
[5] 완벽한 도움으로 약사의 작업량·작업시간 줄여줘
훌륭한 테크니션 한명은 약사에게는 천군만마와 같다. 반대로 아무리 수가 많아도 약국의 업무흐름 (pharmacy workflow)와 보험문제를 잘 모르는 테크니션과 일하는 날이면 약사가 하루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고단한 하루를 보내야한다.
미국에서 파마시 테크니션의 자격조건은 학력은 고졸 이상으로 파마시 테크니션 스쿨에서 학점을 이수한 후 일반약국에서 엑스턴(extern)으로 일정시간을 일하면 ( 소위 Externship) 테크니션 면허가 주어진다. 테크니션은 인윈도우로 환자가 들고 오거나 팩스나 이메일로 들어오는 처방전을 입력하고 보험문제를 처리하며 환자에게 조제가 완료된 처방전을 판다. 테크니션은 의사로부터 재처방 허가를 받을 수 있고 전화로 보험과 관련된 문제를 환자에게 설명할 수 있다.
보험처리 경험이 많고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약들에 익숙하며 약국의 업무흐름을 완전히 이해하는 노련한 테크니션이 한명이 이상 일하는 날이면 아무리 처방전이 밀려들어도 약국을 돌릴 수 있다. 일단 의사가 거의 휘갈기다시피한 처방전을 읽어내서 입력하고, 특정약이 보험처리가 안되면 어떤 약으로 대체처방을 받아야하는지 환자에게 상황을 알려주고, 향정신성 의약품 오남용자가 재처방받을 시기가 안되었음에도 먼저 타가려고 할 때 특정 날짜까지 기다려야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어떤 처방전을 먼저 입력해야하는지,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가능한 대기시간을 알려서 사전에 불만을 줄일 수 있다. 약국 컴퓨터 스크린에는 스캔된 처방전 수, 타입된 (리뷰해야할) 처방전 수, 조제해야할 처방전수, 검수해야할 약 수 및 예상 대기시간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예를 들어 스크린에 약사가 리뷰해야할 처방전과 마지막 검수한 약이 두 자리수라고 하자. 환자가 들고온 처방전은 주치의에게서 받은 위산과다에 쓰는 프로토닉스(Protonix). 그 환자의 보험은 오메프라졸(omeprazole)을 급여하기 때문에 프로토닉스을 입력하면 보험비급여 (Third Party Rejection, TPR)라는 메세지가 뜬다. 환자는 기다려서 받아가길 원한다. 다른 환자가 가져온 약은 주치의가 아닌 얼전트 케어(Urgent Care)에서 받은 항생제인데 이 약 역시 보험 급여가 안되어 TPR창이 뜬다.
이 경우 노련한 테크니션은 주치의로부터 프로토닉스 처방전을 들고온 환자에게 “의사에게 연락해서 처방전을 바꾸려면 시간이 걸린다. 오늘 중으로 팩스를 보내면 내일 정도면 의사가 답변을 줄 것이다. 내일 다시 약국으로 연락하면 상황을 알려줄 테니 오늘은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한다. 반면 갑작스런 감염증으로 주치의가 아닌 얼전트 케어 의사에서 받은 환자에게는 “ 약사가 즉각 연락해서 급여가 되는 약으로 바꿀 것이니 여기서 기다리거나 몇시간 있다가 다시 약국으로 오면 처방약이 되어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약사는 급한 항생제는 빨리 얼전트 케어 의사와 연락해 다른 보험급여가 되는 항생제로 바꾸고 제산제는 덜 바쁜 시간에 의사에게 팩스를 보내도록 미룬다.
이렇게 인윈도우의 테크니션이 일의 우선순위를 제대로 설정하여 처방전이 제 때에 입력되고 보험처리가 순조롭게 되면 약사는 처방전 및 환자 프로파일 리뷰하고 전화처방 받고, 환자와 복약상담하거나 의사와 문제있는 의논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반대로 처방전을 읽을 수 없고 보험처리를 하지 못하는, 약국 업무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테크니션과 일한다고 하자. 일단 이런 테크니션은 처방전을 읽지 못해 입력을 못하거나 어떤 약이 급여가 되는지 몰라 환자에게 상황을 알려주지도 못한다. 이런 테크니션은 프로토닉스 환자를 대기자로 입력하고 의사한테 전화해 오메프라졸로 바꿔달라고 약사에게 무작정 요청하고 항생제 환자는 TPR창이 떴는데도 약사한테 알려주지 않아 급한 환자를 무작정 약국에서 기다리게 만든다.
처방전 리뷰와 검수가 두자리 수인데 약사는 급하지도 않은 제산제 때문에 의사에게 전화해야하고 급한 항생제 환자는 기다리다 지쳐 약사에게 와서 불만을 토로한다. 약국이 바쁘면 다들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라 사소한 일에도 테크니션 간에 언성을 높이고 바깥은 처방전이 제때 처리가 안되어 기다리는 환자로 웅성거리고 약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다.
물론 아무리 미숙한 테크니션과 같이 일하더라도 노련한 약사는 상황이 이 지경이면 약사가 직접 나서서야할 때임을 안다. 프로토닉스 환자에게 “주치의에게 연락하여 처방전을 바꾸려면 시간이 걸리니 내일 중으로 약국에 다시 연락하라”고 알려주고 항생제 환자의 처방은 빨리 상황파악하여 보험급여가 되는항생제로 의사에게 몇가지 선택약을 주어 그 중 하나를 정하게 하고 스캔됐지만 입력이 안된 대기환자 처방전을 약사가 빨리 입력하고 리뷰, 검수하여 대기환자를 빨리 돌려보낸다. 결국 약사가 이리 뛰고 저리 뛰기는 하지만 어쨌든 약국을 돌아가게 만들 수 있다. (이런 날은 집에 들어가면 머리가 땅에 닿기만 해도 잠든다.)
미숙한 약사는 약국 업무흐름을 읽지 못하고 테크니션에게 오히려 휘둘리기 때문에 프로토닉스 바꿀려고 의사에게 전화하고 분명히 의사도 바쁘니깐 전화를 통화중 대기로 돌려놓을 것이고 약사 일은 점점 밀려서 나중에 오후 교대약사가 들어올 때 쯤이면 콘베이어 벨트에는 검수한 약이 넘치고 리뷰할 처방전은 수십개가 밀려 있는 약국 재앙 상태가 된다.
시니어 테크니션 (Senior Technician)은 대부분 노련하다. 물론 약사가 아직 더 배워야하는 테크니션을 시니어 테크니션으로 실수로 승진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노련한 시니어 테크니션과 하루를 시작하면 아무리 바쁜 날도 만사 오케이다. 미국에서 시니어 테크니션의 체인약국 연봉은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바깥 스토어의 매니지먼트 팀멤버 (management team member)보다 높은 6만달러 (약6600만원)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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